버네이즈는 이러한 논쟁을 ‘새로운 경쟁(the new competition)’이라고 부르며, 긍정적인 측면에서 반응했다. 버네이즈는 명암있는 경제학자가 서명해서 경영학 교수들에게 보내게 될 편지 초안을 작성했는데 거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썼다. “이런 식으로 공정하게 치러지는 전투라면, 토의할 수 있는 문제의 양면을 대중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자유 경쟁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전면에서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맡은 고객사와 제품에 대한 비난적 여론을 이렇게 공론화 할 수 있는 그의 ‘그릇’이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그는 언론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네요. 정말 사고의 폭이 남다른 인물임에는 여지가 없는 듯 합니다.
“사장님이 담배갑 색을 바꾸지 않을 거면, 패션의 유행색을 바꾸시지요. 녹색으로.”라고 버네이즈는 얘기했다…버네이즈의 장점은 대중이 무엇을 선호하는지 또한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리고 나서 클라이언트의 필요에 맞게 그런 성향을 재조정해나가는 것이었다.
이 부분은 에디의 이야기 중에서 제가 가장 감명을 받은 부분이었습니다. ‘담배갑의 색상보다는 그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버리겠다’는 그의 생각은 지금까지도 제 사고력의 모델이 되어주고 있죠. 거기에 더 배울만한 점은 그가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현실에서도 성공시켰다는 점입니다. 그는 녹색을 유행시키기 위해 녹색 무도회(Green Ball)이라는 이벤트를 기획하였고 참석자들에게 녹색 옷과 녹색 액세서리를 착용하도록 하였으며, 녹색 음식에 녹색에 대한 강연을 준비하였습니다. 이 행사는 여러 매체를 통해 일반에 보도되었으며 결국 녹색은 그의 계획대로 그 해의 가장 유행하는 색상이 되었죠.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것이 에디의 가장 돋보이는 업적인 것 같습니다.
버네이즈는 ‘간접적 수단의 매력(appeals of indirection)’이라는 표현을 더 즐겨했다. 이는 클라이언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길을 계획하면서 멀리 빙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결국에는 당장 시급한 장애물은 물론 근원적인 걸림돌까지도 없애는 방식이다. 돌이켜 보면 그의 이런 방식을 더 간단하게 명명할 수 있겠다. 원대한 사고(Big think)라고.
그의 PR은 단지 클라이언트의 매출을 증대시키는데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항상 멀리보고 경쟁사를 이기는 전략보다 업계 전반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PR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베이컨과 달걀을 미국인들의 아침으로 만들었고, 많은 집에 책 선반이 설치되도록 하였으며 아이보리 비누를 전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비누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유명인들 혹은 전문가들의 공신력을 활용하는 법을 알고 있었고, 사람들에게 단순 구매를 유도하기 보다 PR제품과 관련된 꾸준한 습관이 생기도록 하였습니다. 아마 이러한 점들이 그의 방식을 원대한 사고라고 칭하게 된 배경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PR 자문이 법률자문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지. 왜냐하면 법률자문은 선례를 기초로 하지만, PR자문은 실질적으로 선례를 만드는 일일 수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우리는 변호사들이 청구하는 수임료를 알아보고,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청구했어.”
“라틴어구 ‘Quantum meruit(일한 만큼의 가치)’에 근거를 두고, 개인이나 기업은 당신이 돈을 적게 청구했을 때 보다는 많이 청구했을 때 당신이 제안하는 것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홍보는 저렴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수 많은 이론서적에서 조차 홍보는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만을 강조하는 듯 하구요. 그래서인지 아직 명확한 대행료 청구체계가 없는 듯 합니다.
물론 대행료를 많이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그만큼 양질의 업무 성과를 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대행료는 홍보인들의 노력에 비해 많이 낮게 책정되어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좀더 체계화되고 수치화할 수 있는 홍보대행료 청구체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버네이즈의 첫 번째 규칙은 PR은 양방향성이라는 것이다. 한 측면에서, PR인은 가능한 한 바람직한 이미지를 드러내며 클라이언트를 공중에게 이해되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공중을 클라이언트에게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즉, 기업에게 소비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기업이 소비자에게 했던 것처럼 소비자를 위해 기업 행위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행사에서는 흔히 위의 규칙을 잘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일컬어 ‘철가방’이라고 칭합니다. 아무런 대안 혹은 의견 제시 없이 그저 상호간의 생각만을 배달한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곤 하죠. 이러한 점에서 AE는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핸들링을 잘해야 할 것 같네요. ^^
“공중의 의식이 분명한 형태를 띠고 표출되기 전에, 즉, 모호한 상태일 때 여론 결정을 주도하는 것이 PR인의 역량이며, 바로 이러한 능력 때문에 PR인이 가치 있는 것이다”
요즘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온라인 상의 공중이라 볼 수 있는 네티즌들의 의식 수준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그들의 의식은 짧은 시간 내에 분명한 형태를 띠게 되고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바로 표출되죠. 예전에는 신문 혹은 방송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 조금은 수동적으로 공중이 형성되었다고 하면 요즘은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공중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의 PR인들은 예전보다 좀 더 빨라야 하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자 이제 이쯤에서 에디와 관련된 저의 글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글을 적다 보니 에디와 관련된 좋은 내용만을 중심으로 전개해 온 것 같네요.(물론 책에서는 에디의 사생활이나 프로이드 삼촌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있고, 정보조작의 아버지(the father of spin)이라고도 불렸던 그의 PR활동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제가 에디를 좋게만 바라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것은 바로 그가 제게 PR과 관련된 많은 영감을 준 인물이고 그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제 겨우 PR이라는 영역에 발을 디딘 초보 PR인입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는 PR인으로서의 제 모습은 PR 역사의 초기에 에디가 그러했듯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PR인이 되는 것 입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제 스스로의 방법으로서 새로운 양식, 문화, 트랜드를 창출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 뿐만이 아니라 모든 PR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PR이라는 영역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부록
- 버네이즈의 PR캠페인 8가지 공식
1. 목표를 정의하라.
2. 조사를 수행하라.
3. 그 조사에 입각해 목표를 수정하라.
4. 전략을 수립하라.
5. 주제, 상징, 소구사항을 확립하라.
6. 전략을 수행할 조직을 만들어라.
7. 시기와 전술을 결정하라.
8. 그 기획을 실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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